
어제저녁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테이블에 초계탕 재료가 가지런히 놓여있었습니다. 초등학교 5학년 둘째가 학교 방과 후 수업으로 요리 수업을 수강 중인데요, 수업 시간에 열심히 초계탕을 만들어 온 것이었습니다. 요즘처럼 더운 날씩에 초계탕을 보기만 해도 정말 시원하고 좋았습니다. 우선 딸이 만들어 온 초계탕 사진을 공유드리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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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위에 귀여운 닭이 보이시나요? 너무 귀여우서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더랬습니다. 아이들 어릴 적에 유치원 소풍 갈 때, 도시락으로 계란에 검은깨를 붙여 눈을 만들어 주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, 벌써 둘째가 커서 이런 요리를 만들어 오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. 가족들이 이미 저녁을 다 먹었는데도, 혼자 초계탕을 먹지 않고 식구 수대로 네 그릇에 담아서 한 젓가락씩 맛보라고 갖다 주는 우리 둘째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. 안 아프고 잘 커주니 이쁘고 또 이쁜 짓을 하니 더 이쁜 게 자식인가 봅니다.
그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초계탕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드리겠습니다. 초계탕은 한국에서 여름철에 주로 먹는 보양식으로,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입니다. 그 기원은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. 초계탕의 역사에 대해 몇 가지 이론이 있는데,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조선 시대 명종 때, 왕이 여름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특별히 만든 음식이라는 설입니다. 아무래도 예나 지금이나 기력을 보충하는 데는 닭고기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.
그럼 이제 딸이 가져온 초계탕을 바탕으로 레시피를 한 번 추측해 보았습니다. 초계탕의 레시피를 찾아보니 파, 마늘, 생강 등 넣을게 너무 많아 정말 귀찮습니다. 저는 예전에 호주에서 요리를 공부한 적이 있어서 나름 cook까지는 해 본 사람인데요, 자격증까지 따면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면, 그건 ' 꼭 양념이 많아야만 음식이 맛있는건 아니다'라는 사실입니다. 간이 잘 맞으면 음식은 웬만하면 다 맛있습니다. 저처럼 요리에 귀차니즘이 있으신 분들은 그냥 저의 초간단 레시피를 따라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.
기본 레시피 (1인분 기준)
- 당근 채친 것 1숟가락
- 적색양배주 채친 것 1숟가락
- 오이채 친 것 1숟가락(씨 없는 부분)
- 피망 채친 것 1숟가락(좋아하는 색 추천-생략도 가능함)
- 토마토 2~3알
- 삶아서 찢은 닭가슴살 3숟가락
- 메추리알 또는 계란 (1~2개) 취향껏
- 메밀 / 소면/ 스파게티면 등 아무거나
- 초계 육수와 겨자
먼저, 위의 야채들을 썰어 색깔이 중복되지 않도록 그릇에 예쁘게 담아줍니다. ( 사실 채소는 그때그때 냉장고를 털어서 있는 야채들을 조금씩 사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.) 그리고 닭가슴살을 듬뿍 올려줍니다.( 닭가슴살은 대형마트에 파는 진공포장 된 닭가슴살로 추천드립니다. 날도 습하고 더운데 초계탕을 먹겠다고 닭을 통째로 삶아서 가슴살을 분리하시다가는 요리하시는 분이 찜닭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ㅜㅜ 요즘 요리하기 너무 힘듭니다.) 마지막으로 계란이나 메추리알도 넣어 포인트를 줍니다. 그리고 시원하게 반쯤 얼린 초계 육수를 그릇에 부어줍니다.(초계 육수도 큰 마트에 가셔서 쉽게 구매하여 사용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. 여름에는 간단하게 먹는 게 최고니까요! ) 닭가슴살 듬뿍 넣으신 분들은 초계탕만 드셔도 충분하시지만, 뭔가 빠진 것 같다 하는 기분이 드시는 분들은 메밀면, 소면, 스파게티면 등 원하시는 면들을 삶아서 추가해 드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.
그럼 모두들 기회되실 때 '간단한 초계탕' 드셔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.
그럼 오늘도 행복하세요.



